소리 내어 읽는 문항은 끊어 읽기에서 갈립니다
자두 · 발행 · 최종 검토 · 약 9분
읽을 문장을 받으면 눈이 먼저 끝까지 달려가고, 그 속도 그대로 입을 떼는 순간 문장이 한 덩어리로 쏟아지면서 정작 중요한 단어가 뭉개집니다. 이 문항을 가르는 것은 발음의 정확도가 아니라 어디서 숨을 끊었느냐입니다.
눈으로 읽은 문장과 입으로 읽은 문장은 다릅니다
소리 내어 읽는 글은 안내문의 문장과 닮은 데가 많습니다. 문장이 길고, 전치사구가 뒤에 줄줄이 붙고, 나열이 한 번씩 끼어 있습니다. 눈으로는 다 읽힙니다. 걸리는 자리는 입입니다.
끊지 않고 밀어붙이면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납니다. 숨이 모자라 문장 끝이 흐려지고, 듣는 쪽은 어디가 주어이고 어디가 동사인지 잡지 못합니다. 반대로 잘게 끊으면 단어를 하나씩 읽는 소리가 되는데, 낯선 단어 앞에서 멈칫한 자리가 그대로 끊는 자리로 들리는 탓에 한국어 화자는 대개 이 두 번째 쪽으로 기웁니다.
끊는 자리를 정하는 것은 발음의 난이도가 아닙니다. 뜻입니다. 의미 덩어리가 끝나는 자리에서 끊어야 문장이 문장으로 들립니다.
슬래시를 어디에 긋는지부터 정합니다
| 끊는 자리 | 무엇을 보고 찾는가 |
|---|---|
| 콤마와 마침표 | 이미 찍혀 있음. 여기는 무조건 끊음 |
| 긴 주어부 뒤 | 주어가 서너 단어를 넘으면 동사 앞에서 한 번 |
| 전치사구 앞 | at, on, in, for, with, during, from |
| 접속사·관계사 앞 | and, but, so, because, if, when, who, which |
| 목적을 말하는 to 앞 | to + 동사원형 |
- 콤마와 마침표에 먼저 슬래시를 긋습니다. 여기가 출발점입니다.
- 남은 덩어리가 대여섯 단어를 넘으면 위 표의 표지를 찾아 한 번 더 긋습니다.
- 나열이 보이면 항목마다 끝을 살짝 올리고, and 뒤의 마지막 항목만 내립니다.
한 덩어리는 대여섯 단어가 편합니다. 슬래시 사이가 두 단어면 지나치게 잘랐고, 열 단어를 넘기면 뒤로 갈수록 소리가 작아집니다. 표지가 여러 개 겹치는 자리에서는 앞쪽 하나만 고르면 되는데, 전치사구가 연달아 붙는다고 전부 끊었다가는 읽는 리듬이 계단처럼 됩니다.
그어 놓고 소리 내어 읽어 봅니다
The renovated reading room / on the second floor / is now open to all members. → 주어부가 길어 동사 앞에서 한 번, 전치사구 앞에서 한 번 끊습니다. is 앞을 그냥 지나가면 room이 주어인지 floor가 주어인지 들리지 않습니다.
If you need help finding a book, / please stop by the front desk. → 조건절이 끝나는 자리에 이미 콤마가 있습니다. 콤마가 없더라도 if로 열린 절 뒤는 끊는 자리입니다.
We now carry fresh bread, ↗ / local honey, ↗ / and organic tea. ↘ → 앞의 두 항목은 끝을 올리고 마지막만 내립니다. 올렸다 내리는 이 한 번으로 목록이 닫힙니다.
Thank you for calling Brightline Dental. / Our clinic is closed / for the long weekend. → 회사 이름 뒤에서 한 번 끊고 갑니다. 고유명사를 다음 문장에 붙여 읽으면 이름이 문장 속에 묻혀 버립니다.
Please listen carefully, / as our menu options have recently changed. → as 앞이 끊는 자리입니다. changed의 -ed는 뒤에 붙는 /d/ 하나이지 한 음절이 아닙니다.
끊는 자리를 잡고도 소리에서 잃습니다
나열을 처음부터 끝까지 내려 읽습니다
한국어는 나열할 때 억양을 크게 쓰지 않습니다. "빵, 꿀, 차"를 평평하게 읽어도 목록으로 들립니다. 영어는 다릅니다. 첫 항목 끝을 내려 버리면 그 자리에서 문장이 끝난 소리가 되고, 뒤에 이어지는 항목은 새 문장의 조각처럼 떠돕니다. 항목마다 끝을 반음쯤 올렸다가 마지막에서 내리기. 이 한 가지만 지켜도 나열이 든 문장은 인상이 달라집니다.
-ed와 -s를 한 가지 소리로 밀어 버립니다
두 어미 모두 앞에 오는 소리에 따라 세 갈래로 갈립니다. 규칙을 외우기보다 자기 목을 만져 보는 편이 빠릅니다. 앞 소리에서 목이 울리면 유성음입니다.
| 앞 소리 | -ed 발음 | 예 |
|---|---|---|
| 무성음 (k, p, s, f, sh, ch) | /t/ | asked, stopped, watched |
| 유성음·모음 | /d/ | called, opened, arrived |
| t, d | /ɪd/ | started, needed, expanded |
| 앞 소리 | -s 발음 | 예 |
|---|---|---|
| 무성음 | /s/ | tickets, receipts, shops |
| 유성음·모음 | /z/ | rooms, files, members |
| s, z, sh, ch, j 계열 | /ɪz/ | classes, packages, changes |
started를 "스타트드"로 읽고 tickets를 "티켓츠"로 읽으면 한 문장 안에서 두 번 어긋납니다. 세 갈래 가운데 음절이 실제로 늘어나는 것은 마지막 줄뿐이고, 나머지는 자음 하나가 얹힐 뿐이라 단어 길이가 그대로입니다.
어말에 없는 모음을 붙입니다
한국어에는 어말 자음군이 없습니다. asked를 소리 내면 "애스크드"처럼 세 음절이 되기 쉽고 texts나 months도 나란히 늘어지는데, 그렇게 늘어난 단어 하나가 문장 전체의 리듬을 밀어냅니다. asked는 /æskt/ 한 음절입니다. 끝의 세 자음은 붙여서 한 번에 흘리면 됩니다.
th도 같은 자리입니다. think를 "씽크"로, this를 "디스"로 바꾸면 서로 다른 두 소리가 하나로 합쳐집니다. 혀끝을 윗니에 살짝 대고 바람을 흘리면 그만입니다. month, both, weather, together처럼 안내문에 자주 나오는 단어부터 잡아 두는 편이 낫습니다.
안내문에 되풀이되는 여덟 덩어리
| 덩어리 | 끊는 법 |
|---|---|
| Thank you for calling ------- . | 이름 뒤에서 끊고 다음 문장으로 |
| We are pleased to announce / that ------- . | that 앞 |
| For more information, / please visit our website. | 콤마 자리 |
| Our office will be closed / on Monday / for maintenance. | 전치사구마다 한 번씩 |
| Press the star key / to return to the main menu. | 목적을 말하는 to 앞 |
| The event will feature live music, ↗ / local food, ↗ / and free parking. ↘ | 마지막 항목만 내림 |
| If you would like to speak with a representative, / please stay on the line. | 조건절 뒤 |
| All passengers traveling to Busan / should proceed to Gate B. | 긴 주어부 뒤 |
왼쪽 덩어리는 소재만 바뀝니다. 회사 이름이 바뀌고 요일이 바뀌어도 끊는 자리는 그대로입니다. 처음 보는 지문 앞에서 덜 당황하려면 슬래시 규칙을 외우기보다 이 여덟 줄을 소리로 입에 붙여 두는 쪽이 빠릅니다.
자주 묻는 질문
- 끊어 읽으면 오히려 부자연스럽게 들리지 않나요?
- 의미 덩어리 끝에서 끊으면 자연스럽고, 단어와 단어 사이에서 끊으면 부자연스럽습니다. 기준은 몇 번 끊었느냐가 아니라 어디서 끊었느냐입니다. 대여섯 단어가 한 덩어리로 묶여 나오면 듣는 쪽이 문장을 따라옵니다.
-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어떻게 하나요?
- 멈추지 말고 아는 소리로 이어 갑니다. 멈추는 순간 그 자리가 끊는 자리로 들려서 문장 구조까지 흔들립니다. 단어 하나의 발음보다 흐름이 끊긴 쪽이 훨씬 크게 들립니다.
- -ed 소리를 매번 구분해서 읽어야 하나요?
- 앞 소리가 t나 d일 때만 한 음절이 늘어나고, 나머지는 자음 하나만 얹힙니다. 이 구분만 지켜도 started와 stopped가 서로 다르게 들립니다.
- 읽는 속도는 어느 정도가 좋나요?
- 평소 한국어로 안내문을 또박또박 읽는 속도면 충분합니다. 빨리 읽어서 얻는 것은 없고, 속도를 올리면 끝 자음과 어미부터 뭉개집니다.
- 나열에서 억양을 올린다는 게 무슨 뜻인가요?
- 항목 끝을 살짝 올려 아직 남았다고 알리는 것입니다. 마지막 항목만 내려서 목록이 끝났음을 표시합니다. 셋 다 내리면 듣는 쪽은 첫 항목에서 문장이 끝난 줄 압니다.